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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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 KeePass와 플러그인 소개단상 2020. 6. 18. 23:15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 KeePass를 쓴 지 4년여가 된다. KeePass는 단 하나의 비밀번호 '마스터 비밀번호'만 기억하고 있으면 수십, 수백가지 비밀번호를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유사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데, KeePass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으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픈소스 프로그램 특유의 '무료로 쓸 수 있고 기능이 많지만 다소 복잡하고 초보자에게 불친절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기능만 써도 쓰는 데 문제없다. 나는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와 연동해서 쓰고 있다. KeePass의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슬로우뉴스 기사(2016)를 참조하길 바란다. 디지털보안가이드: 컴퓨터 보안 – 킵패스엑스 사용법 비밀번호 금고(비밀번호 관리자)는 훌륭한 도구다. 당신이 이용하는 모든 서비스에서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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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국의 '운'을 인프라로 승화시켜야단상 2020. 3. 31. 02:40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여러 곳에서 갑론을박이 있다(미통당 수준의 저열한 이의는 일단 재껴두자). 그중 '한국은 운이 좋았다'라는 말에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한국의 인프라가 훌륭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한 것인데, 운이 좋았다고 하는 건 이를 폄하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한국은 운이 좋았다. 이는 비하가 아니다. 몇 가지 요소들(주민등록 시스템,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력, 메르스 경험, 발병 초기에 진단 꾸러미 제작 및 양산 성공 등등)이 '우연'하게 맞물렸기 때문에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성공한 경우라고 봐야한다. 한국의 인프라가 훌륭하다는 주장에는 의료보험이 빠지지 않는다. 한국의 의료보험은 다른 나라(특히 미국)에 비하면 괜찮은 것도 사실이이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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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독책에서 속독 말고 다른 걸 깨달았다? 『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빨리 책을 읽는다』서평단상 2019. 10. 27. 19:10
사놓고 안 읽은 책을 해치우고 싶었다 ‘일본 속독 챔피언’ 쓰노다 가즈마사가 쓴 “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빨리 책을 읽는다: 속독 챔피언이 알려주는 1일 10분 속독법”(이하 “속독법”)을 읽었습니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 이른바 '쓴도쿠'한 책과 진작에 읽었어야 했는데 읽지 못한 책을 최대한 빠르게 해치우고 싶단 생각에 구입했습니다. 핵심: 속독은 거들 뿐! “속독법”의 핵심은 “속독은 수단”입니다. 속독이라고 하면 ‘책을 팔랑팔랑 넘기고 다 읽었다!’ 같은 ‘묘기’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이런 경지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이러려면 속독이 ‘수단’이 아니라 ‘목표’가 되겠죠? 글쓴이는 구태여 이런 경지까지 도달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일본 속독 대회에서 1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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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과 공정에 대한 대안 ―「시사IN」 제269호를 읽고단상 2019. 10. 4. 22:31
'조국 정국'이 던진 본질적인 질문 지난 9월 27일 나온 「시사IN」 제269호(이하 '시사인' 또는 '이번 주 시사인')이 화제가 됐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얼굴이 전면에 나오고 지면으로 13쪽에 달하는 인터뷰가 실렸다. 문재인·여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구매를 했다. 나는 지난 29일 홍대 영풍문고 시사주간지 매대에서 시사인이 사라진 광경을 목격한 바 있다. 이른바 '조국 정국'의 또다른 풍경이다. '조국 정국'에 대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등 일부 대학생들은 한국 사회에 "공정"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비슷한 때에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죽고 서울대 생협 노조의 파업 역시 같은 서울대 안에서 벌어졌다(파업은 13일만에 끝났다)는 점이 지적됐다. 고려대학교에서는 '지방캠' 학생이 '조국 반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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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교]검찰개혁 촛불시위, 어느 언론사가 더 비중을 뒀을까? (JTBC/KBS/MBC)단상 2019. 9. 29. 00:12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지지 및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시위(이하 '촛불시위')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100만 여 명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주요 언론사는 이 소식을 첫 번째 꼭지로 다뤘다. 이에 JTBC 뉴스룸, MBC 뉴스데스크, KBS 9시 뉴스에서 어떻게, 얼마나 다뤘는지 비교해봤다. 기준은 유튜브이다. 다음은 3사 메인뉴스의 유튜브 좋아요·싫어요 수이다. (23시 50분 경 기준) JTBC 뉴스룸: 좋아요 411, 싫어요 786 MBC 뉴스데스크: 좋아요 2.5천, 싫어요 177 KBS 9시 뉴스: 좋아요 22, 싫어요 7 보도 꼭지와 시간은 어떨까? 비교해봤다. 편의상 극우·자한당의 '맞불집회' 보도도 같이 세었으며, 역시 편의상 시간은 단순하게 유튜브 재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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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기자간담회’, 언론의 수준을 묻는다.단상 2019. 9. 3. 16:22
그게 정말 ‘제일’ 궁금한가? ‘조국 기자간담회’(간담회)가 끝났다. 국회 청문회가 자유한국당 등의 훼방으로 무산되자 전격적으로 실시됐다. 2일 오후 3시 30분에 시작했던 간담회는 3일 새벽 2시 15분 경 끝났다. 무려 10시간 40여분 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질문을 던진 기자는 100명이었다. 기자들은 사모펀드·옹동학원·가족 특혜에 집중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해 질문이 쏠렸다. 조선비즈 박현익 기자는 조 후보자 딸의 출생신고서까지 요구했다(뽐뿌 링크). ‘판’이 깔렸지만 기자들은 10시간 40분 동안 비슷한 질문만 던지면서 굴러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장관후보자에게 정책 비전이나 차별금지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사법 개혁 등을 물어본 기자는 손에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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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정국’이 소환한 질문, ‘계급’과 ‘세습’단상 2019. 8. 29. 02:59
‘조국 정국’, 어딘가 다르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으로 칼을 빼들었다. 주요 언론은 관련 보도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가히 ‘조국 정국’이라 부를 만 하다. 그런데 이 조국 정국, 기존에 봤던 정치 논란과 사뭇 흐름이 다르다. 정의와 공정을 외치는 대학생들의 촛불은 ‘촛불을 들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딪힌다. 조국에게 의혹을 던지는 사람들도 그 의혹에서 자유롭지가 않다. 모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소환한 질문의 결이 새삼 다르기 때문이다. ‘계급’과 ‘세습’이라는 질문 ‘조국 정국’이 한국 사회에 꺼내놓은, 급진적이고 파괴적이지만 줄곧 미뤄왔던 가장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