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웹툰을 보면 배경을 3D로 처리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적은 작업인원 수와 촉박한 작업시간, 그리고 적은 임금 때문에 택한 선택지입니다. 대부분 작가들은 이런 3D 배경을 '스케치업'으로 작업합니다. 상대적으로 쉽고 빠르게 배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정 덕분에 최근에는 이런 '웹툰용 스케치업'을 전문으로 작업하는 작가들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케치업 작가'가 텀블벅 등 크라우드 펀딩에 뛰어드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배경을, 스케치업 작가는 묵돈을 버는 겁니다. 목표 금액을 소액으로 하는 경우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도 낮습니다.
그 와중에 펀딩 모금자가 후원자에게 스케치업 파일을 주지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짜집기한 결과물을 전달하고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2018년 5월 10일 마감된 '
청년작가를 응원합니다. 웹툰 배경 참여형 프로젝트 !-학교'는 532만 원을 모금하여 성공적으로 펀딩을 종료됐습니다. 그러나 7월 26일 현재까지도 후원자 152명은
약속받은 스케치업 파일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짜집기한 결과물만 받은 상황입니다. 스케치업 작가가 잠적한 겁니다. 스케치업에서 제공하는 '
3D 웨어하우스'는 스케치업 배경·소품 등을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지만 이를 재가공하거나 짜집기하여 재판매할 수 없습니다. 사전에 개별 창작자에게 허락을 받아야하고, 허락을 받은 뒤에도 재판매하더라도 구입자에게 어떤 부분이 3D 웨어하우스에서 사용한 것인지 정확하게 고지해야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의 특성상 후원이 성공해도 리워드, 즉 완성품이 만들어지지 못하거나 품질이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책임은 기본적으로 후원자가 집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투자를 했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모금자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벌인 짓이 아닌지 의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스케치업 뿐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에 후원할 때에는 조심해야겠습니다.
※ 7.26. 추가
스케치업 파일을 안 보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순수 창작물이 아니라 무료로 공개된 3D 웨어하우스 자료를 무단으로 짜집기한 결과물이었습니다. 이 역시 저작권법 위반 문제가 있으며 순수 창작이 아니라는 점을 고지하지 않아 환불사유가 됩니다. 2018년 6월 8일, 한국만화가협회는 스케치업 파일 판매와 관련하여
"구매자에게 웨어하우스 소스의 사용여부와 사용범위, 출처를 구체적으로 고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