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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TV방송', 정말 가능할까?
    카테고리 없음 2013. 1. 7. 09:46

    평소 눈길을 주고 있는... 아니 드리고 있는 'Capcold' 김낙호 씨께서 한겨레에 칼럼 하나를 실으셨다. 주제는 대선 직후 나꼼수 팀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국민TV방송' 운동.

    이게 온라인으로 올라오자마자[각주:1] '나꼼수PD' 김용민 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박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국민TV방송 운동'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왜 대선패배에 대한 대책으로 이러한 것이 나오는 건지, 그리고 이러한 논의가 꽤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걱정스러울 뿐이다.

    물론 '공정한 언론'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책으로 '새로운 언론, TV방송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성에서도, 그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차라리 기존 언론들-MB정권의 낙하산 사장으로 변질된 MBC나 KBS 같은 공영방송을 공정한 언론으로 만드는게 더 빠르고 효과적이지 않을까? 차라리 '조중동'같은 보수 언론들을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말이 안 된다고? 보수적이어도 충분히 공정할 수 있다. 보수와 공정성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니까. 진보적이어도 편파적일 수 있고 불공정할 수 있다. 만약 이 말에 위화감 같은 것을 느낀다면 '공정'이라는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저런 대책이 나온 것을 '나꼼수'를 비롯한 팟캐스트의 영향력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지난 4·11 총선과 이번 18대 대선 결과를 보면, 팟캐스트와 SNS가 끼치는 영향력은 일부 수도권 지역, 세대별로는 20대 위주로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 18대 대선 결과 분석에 따르면 50대의 표가 결과를 갈랐다고 한다. '국민TV방송'은 결국 팟캐스트와 SNS을 하지 않는 “50대와 지방민들에게 팟캐스트를 들려주자”는 발상에서 나온 것은 아닌가?

    일부에서 나올 수 있는 주장이겠지만 이 주장이 '대세'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우선 그러한 '타겟층'이 국민TV를 시청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분명 접근성에 있어서는 복잡하고 비싼(컴퓨터와 스마트폰 기준) 팟캐스트·SNS보다 (시청자 입장에서)싸고 간단한(리모컨만 있으면 되니까) TV채널이 우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종편을 보지 않듯(...) 타겟층도 국민TV를 보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기존 언론들의 영향력이 막강한 상태에서 영향력이 작고 당장 힘도 없을 신규채널이 생기면 '십자포화'가 불보듯 뻔한데, 이를 버텨낼 수 있을까? 타겟층이 계속 기존언론·종편을 선택하고 팟캐스트·SNS를 듣던 지지자들만 국민TV를 시청하면? 설상가상 종편처럼 재미가 없으면?

    '나꼼수'를 비롯한 팟캐스트 제작자 및 '뉴스타파'같은 독립언론 입장에서는 그들의 영향력을 좀 더 넓히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문턱'을 낮추는 방법은 다른 것이 많다. 당장 '나꼼수'는 욕을 줄인다든가[각주:2], '뉴스타파'는 TV로 쉽게 시청할 수 있는 방법[각주:3]을 찾아보든가 아니면 어른들에게 스마트폰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든가 아버님댁에 아이패드 한 대 놔드린다든가... 당장 쉽지는 않겠지만, 그중에서도 'TV방송 만들기'는 가장 돈 많이 들고 가장 유지하기 힘든데다 그렇게 만들어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러운 방법이다. 그래서 걱정스러운 것 뿐이다.

    1. '올라오자마자'라고 여긴 건 내 트위터 타임라인 기준이다. 실제 한겨레 기사는 어제(1월 6일) 19시 경에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2. 한창 들을 때는 부모님께 들려드리고 싶었지만 김 총수 특유의 웃음소리나 욕설 때문에 도저히 들려드릴 수 없었다. 방송 본문 중에는 “욕 좀 줄이면 안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럼)듣지마!”로 답변하기도. [본문으로]
    3. 스마트TV나 LG U+ TV G는 인터넷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다. 뭐 다른 방법도 많이 있을 것이고 생겨나겠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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