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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단상 2018. 4. 2. 19:21
※ 2017년 11월 네이버카페에 올렸던 글입니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를 완독했습니다.
"사회적 차별과 재난은 몸을 아프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왕따 같은 사회적 폭력도 육체적 폭력처럼 몸에 스트레스를 준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글쓴이는 보다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몸이 아프다", 그래서 "평균수명이 줄어든다"고요. 가장 단적인 예는 전쟁·재난 등으로 태아 시절에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되었을 때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평균 수명이 낮다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노동자,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전공의, 소방공무원, 세월호 참사 유가족, 삼성 백혈병,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이 제시됩니다. IMF 같은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건강을 얼마가 깎아냈는지, 기업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또는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한다든가, 보수 기독교를 위시한 동성애 혐오 단체들이 성소수자의 건강을 얼마나 해치는지를 통계를 통해 보여줍니다.
글쓴이는 대안으로 '공동체'를 말합니다. 60년대 미국의 로세트 마을처럼 사회적 연결망이 두텁고, 재난과 사고를 개인 탓으로 돌리지 않는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쓴이가 사례로 든 로세트 마을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만든 미국의 마을입니다. 공동체주의 말고는 다른 마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심장병 발병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자본주의·개인주의가 침투한 로세트 마을의 심장병 발병율은 다른 마을처럼 올라가지만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추가: 김승섭 교수는 2018년 3월부터 주간지 <시사인>에서 '김승섭의 '없음'에서 '있음'으로' 꼭지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글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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