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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여자축구, 월드컵 유치가 답일까?단상 2019. 6. 19. 17:59
20세 이하 남자축구 대표팀이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남자 대표팀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인을 비롯한 U-20 대표팀은 준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장하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계의 관심과 격려도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이 대표적이다.[^1]
한편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특이한 표현이 사용됐다. 바로 남자 최초라는 표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9년 전인 2010년 한국은 FIFA 주관 국제대회(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이다. 이 대회에서 여민지 선수는 득점왕·대회 최우수 선수를 달성했다. 한국 선수가 FIFA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를 차지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다.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당시 대표팀 환영식에서 “대학팀, 실업팀을 더 만들고 우리 선수들이 더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2]
그러나 한국 여자축구는 U-17 월드컵 우승에도 불구하고 인프라와 투자가 점점 줄어들었다. 지난 10여년 간 팀이 오히려 더 줄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여자축구는 내리막길이었다. WK리그는 8개 팀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제철과 함께 여자축구를 이끌어온 명문 이천 대교가 2017년 해체돼 무게감이 약해졌다. … 2011년 초등학교 23개팀(471명)은 2018년 18개팀(378명), 중학 18개팀(442명)은 17개팀(349명), 고교 16개팀(345명)은 15개팀(349명)으로 줄었다. 대학은 6개팀(155명)에서 10개팀(224명)으로 늘었지만 수원지인 초·중·고팀이 줄어들면서 기초가 허약해지고 있다.
출처: 한국 여자축구 '월드컵 3패'가 다른 때보다 큰 문제로 다가오는 이유,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19.06.18.국가대표팀이라고 홀대를 피할 수는 없었다. 지난 4년간 여자축구 A매치는 5번에 불과했다. 작년에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3] 2019 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3전 전패는 예견된 결과였다. 이런 와중에 대한축구협회(KFA)는 2023 여자월드컵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당초에는 남북 공동개최를 하겠다고 나섰으나 합의에 실패, 단독 개최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위해 KFA는 AFC 아시안컵 유치를 포기했다.[^4] 월드컵 개최를 통해 여자축구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의도겠으나, 2002년과 달리 한국 여자축구의 토양은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 인프라 확충과 저변 확대가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편 포털사이트 Daum은 FIFA 여자월드컵 프랑스 2019 대표팀 영상을 '국가대표'가 아니라 '국내축구 기타'로 분류했다. 여자축구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을 상징하는 장면이다.[^5]
(사진 출처: 대한축구협회)
- [^1]: 문 대통령, 19일 U-20 월드컵 대표팀 청와대 초청해 격려 만찬, 매일경제, 2019.06.19.
- [^2]: U-17 여자월드컵 우승 대표팀 금의환향, 매일경제, 2010.09.28.
- [^3]: 김판곤 부회장"여자축구 초등학생 300명으론 안돼...장기계획 수립할것"[女월드컵 현장인터뷰], 조선일보, 2019.06.18.
- [^4]: 축구협회, 2023 여자월드컵 ‘단독 개최’ 유치 신청, 중앙일보, 2019.04.17.
- [^5]: [HL] 대한민국 vs 노르웨이, Daum, 20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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